한국당 향해 외부자들, 쓴소리 쏟아내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국회 토론회서 질책·조언 이어져

박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7/12 [01:17]

한국당 향해 외부자들, 쓴소리 쏟아내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국회 토론회서 질책·조언 이어져

박은영 기자 | 입력 : 2018/07/12 [01:17]

자유한국당을 향한 외부자들의 쓴 소리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바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있던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였다. 이 토론회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과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렸으며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으나 환영사가 끝난 뒤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리를 빠져나갔다.

 

먼저 서울대 정치학과 강원택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자유한국당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짚어갔다. 강 교수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공으로 보수에서 외치는 반공주의 색깔론이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탄핵 이전에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탄핵을 지나면서는 박정희 대통령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 역전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무엇으로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느냐”며 “현재 자유한국당엔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내용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3백년간 명맥을 이어온 영국의 보수당의 예를 들며 “그들이 3백년을 유지하고 권력을 잡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유연함”이라고 말했다. “변화를 받아들이돼 질서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게 보수당”이라며 “변화를 질서 있게 끌고 가려면 권력을 잡아야 하고, 권력을 잡으려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보수는 케케묵었으며 경직된 과거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국보수의 몰락의 이유는 ▲특권의식으로 인한 공감 및 소통능력 부재 ▲흑백논리와 종북논쟁 등에 갇힌 폐쇄적 태도 ▲젊은 세대 영입 실패 ▲명분과 가치가 없는 동업자 정당으로 몰락이라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는 “일회성 사건이 아닌 총체적 실패”라고 평했다. “자유한국당의 존재 자체가 보수 재건에 걸림돌이지만, 자유한국당을 뺀 보수 재건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하는 한편, 자유한국당의 자체개혁은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결국 당 밖에서 움직임이 이뤄지고, 이러한 움직임이 자유한국당을 압박해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과 범보수의 ‘헤쳐 모여’식 보수 재건의 방법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치와 명분”이라며 “보수가 앞으로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선행돼야 그에 따른 변화와 지지가 있을 것”이라고 결론 맺었다.

 

벤처기업인이자 한반도선진화재단의 청년대표인 정원석 씨는 토론 서두에 “앞자리에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국회의원이 앉아야 하니 뒤로 가서 앉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자리에서 이런 썩어빠진 마인드로는 보수재건은 어렵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또 자유한국당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며 “세월호 사건만 해도 수백 명의 아이들이 타고 있었고 아들 딸을 잃은 학부형이 수백 명이 있다”며 “그걸 함께 울어주는 일이 그렇게 힘이 드는가”라고 비판했다. 대안으로는 “재건의 여지가 없다”며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정당성을 얻은 대표를 필두로 2020년 총선까지 단계적으로 해산하고 반성하면서 국민들에게 잃은 신뢰를 다시 얻는 게 낫다”며 사즉필생의 정신을 요구했다.

 

세종대 공공대학원 이병욱 교수는 “위의 지적들은 맞는 말이지만, 구성원들이 바뀌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당장 국민들을 위해서 여당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10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계파모임만 하지 말고 공부 모임을 하라”며 “미래지향적이고 시대를 읽는 스마트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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