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마음의 소리'를 들려준다?

정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2/17 [14:49]

인공지능이 '마음의 소리'를 들려준다?

정의정 기자 | 입력 : 2020/02/17 [14:49]

2000년대 초에 개봉되었던 ‘What women want’라는 영화를 보면, 주연배우인 멜 깁슨에게 어느 날 갑자기 여자의 속마음이 들려온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그런 상상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특히 말을 못하는 갓난 아기의 경우 마음을 읽고 싶은 욕구는 더욱 절실해진다. 특히 아기가 심하게 울 때 배가 고파 우는 것인지, 아파서 우는 것인지, 단순히 관심을 받고 싶어 우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런데 미국의 노던 일리노이대학교 리촨 리우 교수팀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아기 울음소리의 특징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기의 울음소리에 숨어 있는 패턴을 찾아 아기가 우는 원인을 파악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더 나아가 아기 울음소리에 다양한 건강 정보까지 들어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말 못하는 아기의 마음을 꿰뚫은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제는 말 못하는 식물의 마음까지 꿰뚫을 수 있게 됐다. 화분 내부에 열, ,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다양한 센서를 장착해수분, 온도, 빛 노출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부분을 측정함으로써 LCD 화면에 식물의 감정을 보여주는 스마트 화분 루아(Lua)’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루아는 센서를 이용해 측정된 데이터를 통해 수분이 모자라거나, 기온이 높거나 낮을 때, 일조량이 부족할 때 등 다양한 상황을 표정으로 표현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식물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 추세로 볼 때 언젠가는 사람의 마음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표정이나 몸짓에 나타난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그것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번역해서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는 기술이 단순한 상상만의 일은 아닐 듯싶다.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는 20세기를 소음의 시대로 정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수많은 물리적 소음 속에서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 안의 정신적 소음, 욕망의 소음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다른 이가 생각하는 마음의 소리까지 내게 들려온다면, 그리고 나의 내면의 소리가 다른 이에게 들린다면, 우리는 충분히 사색을 할 수 있을까? 때로는 다른 이의 마음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나의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시대에 과연 나다운 나로 살 수 있을까?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밤에 내 마음 전체를 보여주지 않고서도, 내 마음 한 구석만을 이렇게 글로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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