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을 찾아서 '건원릉'<1>

주희정 기자 wnwjdwn@hanmail.net | 기사입력 2023/02/22 [14:00]

[기획]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을 찾아서 '건원릉'<1>

주희정 기자 wnwjdwn@hanmail.net | 입력 : 2023/02/22 [14:00]

조선왕조(1392~1910)는 태조에서 마지막 순종에 이르기까지 519년간 이어져 왔으며, 조선왕릉은 왕위에 올랐던 27명의 왕과 그 왕비뿐 아니라 사후 추존된 왕과 왕비가 묻힌 총 42기의 왕릉이 있다. 이 중 40기는 대한민국에, 2기는 북한에 위치해 있다. 40기의 왕릉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뉴스다임>은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중에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을 찾아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능'을 취재했다.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은 한양 도성에서 볼 때 동쪽에 9개 능이 있는 공간으로 왕의 무덤과 왕비의 무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자리를 잡은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능을 시작으로 문종의 헌릉, 선조의 목릉, 현종의 숭릉, 장렬왕후의 휘릉, 단의왕후의 혜릉, 영조의 원릉, 헌종의 경릉 등이 조성됐다. 

 

능이 조성될 때마다 동오릉, 동칠릉으로 불리다 문조의 수릉이 옮겨지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세계유산 표지석     ©뉴스다임 주희정 기자

 

동구릉 9개의 능 중에서 첫 번째로 자리잡은 태조(太祖)(1335~1408, 재위 1392~1398)의 능인 건원릉은  다른 능과 달리 봉분이 잔디가 아닌 억새(청완)로 덮여 있어 억새가 가장 예쁠 시기인 11월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구릉 입구에는 9개의 능에 들어가기 위한 홍살문을 지나 건원릉까지 이어지는 길이 잘 단장이 되어 있다. 건원릉은 문화재청 홍유릉 정은아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둘러보게 되었다.

 

돌다리를 건너 붉은색의 홍살문을 통과해서 바닥에 돌로 이어진 긴 길을 지나 전면에 보이는 왕릉을 대표하는 건물인 정자각에 올라 내부 제설이 되어 있는 장면을 보고 그곳에서 능침이 어떻게 보이는지 관람 후 능침을 한 바퀴 둘러 보는 코스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됐다. 

 

정은아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조선 왕의 왕릉 능침은 모두 똑같고 구조가 거의  비슷해서 능 한 군데만 봐도 전반적인 능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먼저 능의 구조는 들어오는 진입 공간인 돌다리 밑에 흐르는 물을 금천이라고 하며 그 다리를 금천교라고 한다.

 

바깥쪽은 속세의 세계이며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나쁜 부분들을 다 버리고 가는 공간이 바로 금천교이다. 그래서 금천교 위에서 안 좋은 마음, 짜증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을 다 버리고 가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금천교를 지나 홍살문의 위를 보면 화살이 꽂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홀수로 꽂혀 있고 아홉 개가 가장 많으며,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숫자 3을 좋아했다고 한다

 

▲건원릉 '홍살문과 향어로'     ©뉴스다임 주희정 기자

 

3이 세 번 반복되는 9개의 화살을 만들고 있으며 조금 변형이 되고 있기도 해서 어느 능에 가면 11개가 있기도 한데 대체로 9개가 있다고 한다. 붉을 홍(紅) 화살 살(虄)자를 써서 '홍살문'이라고 한다.

 

홍살문을 통과하자마자, 오른쪽에는 제위 또는 판위라고 부르는 공간과 정면으로 길게 돌로 깔려 있는데 왼쪽은 향로, 실로 또 오른쪽길은 어로라고 해서 지금은 향어로라고 한다. 이 길을 밟지 않고 가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향어로는 정자각까지 이어져 있으며, 정자각에서 향어로 쪽을 바라봤을 때 왼쪽 보이는 건물이 수복방, 능지기가 여기에 머무르면서 능침의 상태를 살펴 보는 공간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수라간'으로 제사 지낼 음식을 간단히 데우는 곳이다. 보통 수복방과 수라간은 마주보고 있는데 그렇지 못 한 곳도 많다고 한다. 

 

정자각은 우리가 아는 휴식을 취하는 정자가 아니라 위에서 내려다 보면 ‘丁(고무래 정)’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제사를 지내기 위한 건물이다.

 

▲건원릉 '정자각'     ©뉴스다임 주희정기자

 

서서는 능침이 보이지 않지만 절을 하고 일어설 때 보인다고 해서 절을 하듯 무릎을 살짝 구부리니 능침이 보였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기에 서서는 보이지 않게 설계한, 이런 구상을 했다는 게 놀랍기만 했다.

 

▲건원릉 정자각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려야 보이는 '능침'     ©뉴스다임 주희정기자

 

취재 과정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몰랐을 텐데, 알고 보니 조선왕릉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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