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1392~1910)는 태조에서 마지막 순종에 이르기까지 519년간 이어져 왔으며, 조선왕릉은 왕위에 올랐던 27명의 왕과 그 왕비뿐 아니라 사후 추존된 왕과 왕비가 묻힌 총 42기의 왕릉이 있다. 이 중 40기는 대한민국에, 2기는 북한에 위치해 있다. 40기의 왕릉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뉴스다임>은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중에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을 찾아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능'을 취재했다.
건원릉 비각에는 두 개의 비석이 들어가 있어 공간이 클 수밖에 없다. 먼저 왼쪽이 태조 건원릉의 '신도비'이며 왕이 세상을 떠난 다음에 그 공적을 적어 놓은 것이라 하는데 세종 이후부터 사라졌다고 한다. 왜냐하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는데 굳이 이중으로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건원릉 신도비는 보물로도 지정됐으며, 태조 이성계가 개국을 어떻게 했고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쓰여져 있다. 앞면에는 권근이 개국에 관한 내용을, 뒤에는 변계량이 썼는데 개국 공신들에 대해 기록되어 있어 굉장히 특이하다.
태조 이성계가 세상을 떠난 후에 아들인 태종 이방원이 1차 왕자의 난과 2차 왕자의 난을 거쳐서 왕이 되었기에 그때 공을 세운 사람들도 같이 공신으로 뒷면에 새겨 모두 116명의 공신이 기록되어 있다.
바로 옆에 비석은 '표석'이라 하며 능의 이름표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표석에는 '태조고황제건원릉'이라고 쓰여 있으며 고종 때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황제로 추존된 추숭비라고 한다.
왕릉의 하이라이트인 능침. 가장 기대되는 능침 탐방은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다. 능침까지 가는 길은 경치가 아름답고 산의 능선이 그림 같아서 '이곳이 명당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왕릉의 능침을 중심으로 뒤쪽으로 연결해서 가다 보면 불암산이 이어지고 수락산에 이어 '한북정맥'에서 갈라지는 백두대간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그 끝엔 백두산이 있다. 백두산의 기운과 생기가 모인 곳이 '잉'이며 어떤 능에 가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여기에서 좋은 기운을 다 받아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기에 소원을 빌어 본다.
조선 왕릉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은 능침이며 봉분을 둘러주고 지지대 역할을 하는 병풍석이 있고 바깥쪽으로는 난간석과 석양, 석호, 석마가 배치되어 있다.
양쪽에 길게 기둥처럼 생긴 돌로 만든 조각물이 '망주석'이며 멀리서 봤을 때 능 또는 무덤이 있다는 것을 표시해 준다. 무덤 뒤의 주위에 낮게 쌓은 담인 '곡장'의 양끝에 있어서 좋은 기운은 나가지 않게, 나쁜 기운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잠시 머물렀던 조선왕릉 건원릉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돈, 명예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능마다 크기와 석물이 달라서 능에 오면 항상 겸손해지며 잘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남은 삶을 항상 잘 살고 의미있게 살면서 문화재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문화해설사의 말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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