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근대 서화·국민방위군 일기·희귀 영화 잡지 등 시민소장 유물 기증 받아

고현아 기자 | 기사입력 2024/10/29 [06:03]

인천시립박물관, 근대 서화·국민방위군 일기·희귀 영화 잡지 등 시민소장 유물 기증 받아

고현아 기자 | 입력 : 2024/10/29 [06:03]

인천광역시 시립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시민들의 애환이 서린 유물 158건 478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3분기에는 특히 개인의 소중한 이야기가 담긴 자료가 다수 기증됐다.

 

▲ 사진제공 : 인천시  © 뉴스다임

 

부평구 산곡동에 거주하는 안용진 씨는 시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보관해 오던 근대 서화류 56점을 기증했다. 시할아버지인 고(故) 장석웅 선생은 인천 출신 예술인 김은호, 박세림은 물론 오세창, 이귀하 등 당대의 서예가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그가 살았던 송월동 집의 당호(堂號)에 자신의 호‘경운’을 붙여 경운재(耕雲齋)라 불렀는데, 기증된 다수의 작품에 이 호와 당호(堂號)가 함께 적혀 있어 의미가 더욱 크다.

 

김기창, 변관식, 고희동, 김용진, 최우석, 이병직 등 당대 대표 화가 여섯 명이 함께 그린 합작도는 다양한 화풍의 그림이 한 폭에 그려져 독특한 예술성을 자아낸다.

 

한편 서구 가좌동에 거주하는 심재갑 씨가 기증한 ‘국민방위군 일기’는 6·25 전쟁 당시 기증자가 열일곱 나이에 국민방위군으로 참전하여 쓴 일기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국민방위군설치법 공포에 따라 창설된 국민방위군은 정규군보다는 예비병역에 가까웠으나, 훈련 부족과 열악한 처우 등 여러 문제를 낳으며 6개월 만인 1951년 5월에 해체됐다.

 

기증자는 제주도에서 복무한 반년 동안 학생 노트에 하루하루 자신이 겪었던 일을 일기로 적었다. 국민방위군 제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현실에서 당시 실상을 상세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석의준 씨가 기증한 1950년대 영화 잡지와 포스터는 이웃이 버린 휴지 더미에서 종이 뭉치를 발견해서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희귀본 잡지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조만간 재개발로 사라질 화수고개 제일기름집 간판, 2002 월드컵과 2014 아시안게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수집한 자료 등 인천의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자료들이 기증됐다.

 

박물관은 기증받은 유물을 면밀히 조사하고 유물관리 시스템에 등록한 후 박물관의 전시·교육·학술연구 자료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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