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 성직자 감소 추세 뚜렷

여천일 기자 | 기사입력 2015/05/07 [08:54]

종교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 성직자 감소 추세 뚜렷

여천일 기자 | 입력 : 2015/05/07 [08:54]
종교계에도 예외 없이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고, 특히 젊은 성직자가 부쩍 줄고 있다.
 
매일종교신문에 따르면 일부 지방 신학교는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으며 청빈과 독신, 순명을 서원하고 수도원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자의 감소폭은 더욱 크다.
 
2014년 천주교 수도원 수련자(예비 수도자)는 남자 82명, 여자는 36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남성 수련자는 전년에 비해 16.3%(16명) 감소했으며, 지난 10년간 가장 적은 인원을 기록했다. 여성 수련자는 2004년에 비해 무려 34.5%(190명) 줄었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10년 전 대비 여성 수련자 감소율은 48.9%에 달했다.
 
천주교 베네딕토회 분원인 왜관수도원(경북 왜관)은 남자 수도원 중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 수도원 역시 '젊은 피'가 귀하다. 2000년 이전에는 매년 평균 10명 이상씩 들어왔지만 이제는 고작 2명만 와도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전국에 산재한 수도원 100여 개 중 절반 이상이 매년 한 명의 입회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불교 역시 마찬가지로 4년 과정의 여성 승가대학이 있는 봉녕사(경기도 수원)의 경우 10년 전에는 150여 명에 달했다고 하나 이제는 사미계를 받은 예비 스님이 80여 명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요즘 행자(갓 출가한 수행자)가 있는 절이 없으며 출가자가 줄다 보니 동남아 출신의 외국인 행자를 받는 곳도 꽤 있다"고 밝힌다.
 
사회 경험을 다 한 뒤 40대에 출가하는 중년 출가가 대세를 이루다 보니 사찰마다 미성년자 출가자를 '보석'이라며 예우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성직자가 줄어들면서 각 종교계는 봉사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봉사기관을 이들 종교계가 다수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일할 젊은 성직자 수가 부족한 것. 부족한 봉사 인력을 민간인으로 대체할 경우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해 기관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은 "청소년들이 성직 선택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청소년 세대의 문화가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종단마다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계종은 젊은 층 확보를 위해 '미래세대위원회'를 만들어 포교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고진석 왜관수도원 수사는 "세속화한 사회가 더 이상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며 "특히 지금은 혼자 사는 게 창피한 일이 아니다. 저출산과 외동 급증,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독신 사회가 일반화하면서 성직의 매력이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직자들이 동경과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 하지 못 하는 종교 기능의 무력화도 젊은 층이 종교를 외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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