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의 미래와 교통 인프라

[기획]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베트남' 취재기<1>

Charlie Kim 기자 | 기사입력 2017/06/05 [11:44]

기회의 땅 '베트남'의 미래와 교통 인프라

[기획]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베트남' 취재기<1>

Charlie Kim 기자 | 입력 : 2017/06/05 [11:44]

'베트남 취재기' 시리즈 연재를 시작하며 찰리김 기자는 "글을 읽는 독자에게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최대한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글을 담아내겠다"고 했다. 그는 "패키지로 3박 4일간 여행할 때 느낀 베트남과 이곳에서 1년동안 생활하면서 주의 깊게 곳곳을 들여다 본 베트남은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한다. 찰리 김 기자는 이 기획을 통해 현재의 베트남을 여과없이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며 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아침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호치민시티의 오토바이를 볼 때면 역동감이 살아있는 베트남을 실감한다. 베트남은 해마다 경제성장률 6~7%를 찍으며 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 받고 있고, 2017년 11월애는 다낭(Da Nang)에서 APEC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통해 다양성과 포용적 성장을 추구하는 베트남에서 동서대립의 이념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추구함으로써 나라를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인다.

 

아직 한국과 GDP를 기준으로 볼 때 수치상으로는 10배 정도 차이가 나고 양 나라간 임금 격차도 크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베트남의 무한한 성장잠재력과 투자가능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베트남에 꼭 와서 경제발전의 에너지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 옥상에서 바라본 호치민 시티 전경     ©Charlie Kim 기자


 

하지만 기회의 땅 베트남에서도 사회주의경제의 투자법, 베트남 특유의 문화와 관습, 사람들의 사고방식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의 기준에서 베트남을 바라본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특히 공공시설 및 교통인프라는 열악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주위에 복권을 팔아서 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 길거리에서 국수를 팔며 삶을 연명하는 사람 등 생존의 몸부림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래서 패키지로 3박 4일간 여행할 때 느낀 베트남과 이곳에서 1년동안 생활하면서 주의 깊게 곳곳을 들여다 본 베트남은 큰 차이가 있었다.

 

이 글을 연재하는 기자는 현재 1년 동안 베트남으로 파견 나와 이모저모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읽는 독자에게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최대한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글을 담아내고자 한다.

 

▲ 호치민 시티 공항 앞 오토바이 및 택시로 붐비는 교차로     ©Charlie Kim 기자


 

첫 번째로 베트남 교통인프라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다. 그 이유는 경제가 성장하는 데는 먼저 사회간접자본을 통한 교통인프라 구축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의 역사도 교통인프라와 사연을 함께한다.

 

수도 하노이에서 호치민시티까지 약 1650km의 길쭉한 모양을 가진 베트남은 전쟁의 상흔으로 도로가 많이 파괴됐다. 게릴라 작전을 주로 이용했던 북베트남은 미군과 남베트남의 수송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도로 및 철로를 의도적으로 공격했다.

 

따라서 한국이 1968년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쯤에도 베트남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어 1975년 통일이 될 때까지 국가발전이 불가했다.

 

전쟁 이후로는 파괴된 도로를 보수해야 하는데 나라에 돈이 없다 보니 남쪽의 발전된 인프라까지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현재까지 변변한 고속도로 없이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나란히 함께 달리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며, 도로가 좁다 보니 대형버스, 대형트럭의 가속 및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결국 베트남 정부는 도로보수를 위해서 해외직접투자(FDI)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해외건설회사가 도로를 지어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대신 건설회사의 계열사(롯데, 포스코, GS)와 관련해 다양한 혜택 및 투자친화적인 정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프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호치민시티 인문사회대학교 앞, 사람들과 오토바이로 붐비는 밤 거리     ©Charlie Kim 기자


베트남에서는 인프라 형성 및 경제성장이 늦어지면서 자동차보다 오토바이 운전이 생활화됐다. 그러나 잦은 오토바이 운전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교통사고가 생기고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운전하면 클랙슨을 매 순간 눌러 주위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 한 예이다. 방어운전이 몸에 배어 있지 않고, 호치민 시티와 같이 사람이 많고 도로가 좁은 도시는 정말 교통혼잡 및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고가도로를 설치해 교통혼잡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요즘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Grab과 같은 어플로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을 신청해 오토바이 이용을 줄일 수 있는데 아직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버스가 확대되면 좋겠지만 도로가 좁은 곳이 많고 오토바이 운전보다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출근할 때는 대부분 오토바이를 선호한다.

 

▲ 선선하고 아름다운 호치민 시티의 밤거리, 외식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Charlie Kim 기자


 

사실 서로 양보하지 않고, 역주행 또는 신호를 지키지 않아 생기는 사고가 자주 목격된다. 중요한 것은 베트남 사람들은 예의범절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손짓으로 양보를 하면서 운전을 하면 전혀 문제가 생길 일이 없다.

 

그러나 혈기와 조급함으로 사고가 많이 나고, 심지어는 도로에서 싸우기까지 하는데 베트남에 온다면 항상 방어운전 및 양보운전을 몸에 숙지하고 운전하길 권한다.

 

자동차 문화에 익숙한 한국사람은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생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며 도로나 강가 옆을 운전하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머리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는 것은 필수이고 비착용시 경찰이 벌금도 부과할 수 있으니 개인용 헬멧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헬멧도 요즘은 패션상품이 되어, 비싸고 품질이 좋은 제품부터, 기업용 프로모션 헬멧까지 다양하다.

▲ 아이에게 헬멧을 씌우지 않고 운전하는 베트남 가족, 아찔한 순간!     ©Charlie Kim 기자


 

4명의 가족이 한 오토바이에 같이 타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거의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다. 한 호주의 관광객(학교선생님)이 그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기자에게 말해줬는데, 정말 아이의 목숨이 오고 가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아이를 오토바이에 세워서 운전한다.

 

하지만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헬멧을 씌우면 앞이 안 보일 수 있고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니 억지로 헬멧을 씌울 수도 없고 난감하다. 아직 자동차 보급이 활성화되지 못했고, 외국 자동차에 대해 세금이 비싸다 보니, 일반시민들은 자동차를 살 엄두도 못 낸다.

 

따라서 왜 가족 4명이 한 오토바이에 아이들은 헬멧도 없이 다니는가에 대해 “가난하다” 등의 생각을 하기 보다는 베트남 교통 문화를 이해하고 바라보면 좋겠다.

 

가까운 미래에 베트남의 경제는 젊은 인구(일할 수 있는 사람)의 증가와 함께 사회경제적 인프라를 갖춰 나갈수록 발전해 나갈 것이다. 1986년 문호개방을 시작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며 서방국가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며, 특히 일본과 한국에게 친화적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과거를 딛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형성해 상호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 시장의 규모를 베트남을 기점으로 더욱 확장하는 기회로 살려야 한다.

 

해외시장진출의 노하우는 결국 국가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한반도가 통일이 됐을 때 어려운 북한의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소프트 파워의 일환으로 한류를 통한 문화협력은 베트남과 한국을 더욱 끈끈하게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서와 문화가 비슷한 베트남 시장에서 대한민국 국민들과 무역 및 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인 트렌드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모멘텀을 잘 활용해 지하철 및 버스 대중교통 확대와 같은 교통인프라분야에서도 앞으로 대한민국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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