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기획]'지성이'가 발로 쓴 유럽사진첩<8>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도시 마케팅을 잘했다!

김지성 대학생 기자 | 기사입력 2017/07/21 [13:30]

[다임기획]'지성이'가 발로 쓴 유럽사진첩<8>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도시 마케팅을 잘했다!

김지성 대학생 기자 | 입력 : 2017/07/21 [13:30]

군 입대를 앞두고 황금 같은 공백의 시간을 얻었다.

이 백지 위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다 배낭 싸 메고 꿈에 그리던 유럽 대륙으로 떠난다.

하얀 백지 위에 지성이가 담아 내는 유럽의 사진첩을 함께 보자.<편집자 주>

 

 

이른 새벽부터 짐을 싸고 이동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체코와 이별한다. 체코와 이별하면서 오스트리아와 첫 인사를 나눈다.
체코도 '안녕'이고 오스트리아도 '안녕'이다.


국경 통과하는 기차라고 검표관 옆에 덩치 있는 보안요원 둘이 서 있다.
동유럽 패스만 확인하고 통과.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체스케 부데요비체까지 한 번 타고,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린즈까지 한 번 타고, 린즈에서 잘츠부르크까지. 기차를 세 번 탄다.

 

사실 오스트리아 국겅을 언제 넘었는지 모르겠다. 국경이라고 딱히 여권검사나 통행증 검사를 하지 않았으니까. 잘츠부르크에서 짐을 놓고 바깥으로 나간다.
날씨가 덥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모차르트 광장. 모차르트의 고향이라 그런지 온 동네가 모차르트다.

 

▲ 모차르트 광장, 이 도시의 상징은 모차르트다.     © 뉴스다임

 

잘츠부르크 하면 모차르트, 모차르트 하면 잘츠부르크.

위인을 통한 도시 마케팅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위인과 도시' 하면 언뜻 떠오르는 곳이 많지 않다.

충무공 이순신과 통영, 다산 정약용과 다산초당이 있는 강진. 신사임당과 오죽헌이 있는 강릉.

몇 군데 떠오르는 곳이 없고 해당 도시를 가 봐도 딱히 '위인'을 연상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반면에 여기는 온 동네 집집마다 모차르트가 있다. 모차르트 입간판, 모차르트 인형, 모차르트 사진, 모차르트 티셔츠. 모차르트가 이 동네를 이끌고 있으니 중세 봉건적 관점에서 이곳의 영주는 모차르트가 틀림이 없다.

 

모차르트 광장을 지나 게트라이데 거리로 이동한다. 게트라이데 거리에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모차르트 관련 기념품 상점들이 많다.
물론 게트라이데 거리에 모차르트 생가가 있다.

 

▲ 모차르트 생가,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 뉴스다임

 

모차르트 생가 앞에는 모차르트 생가를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들이 모여 있다. 바깥은 평범하다 그저 일반적인 가정집에 노란색 칠이 칠해져 있다. 안쪽도 평범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된다.

 

모차르트가 그렇게 부유한 삶을 살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모차르트가 건물주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한 층정도 사용했겠지. 그래도 모차르트 한 사람 때문에 건물이 모차르트 건물이 되고 모차르트가 사용하지 않은 공간까지 모차르트를 기념한다면, 모차르트는 살아있을 때 보다 죽어서 더 많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모차르트 생가를 보니, 영화 '아마데우스'가 생각난다.
'빈'으로 진출했지만, 가난한 삶을 벗어나지 못 하자 아버지가 모차르트에게 잘츠부르크로 돌아가자고 하는 장면. 그토록 잘츠부르크로 가기 싫어하던 모차르트가 생각 난다.

 

게트라이데 거리를 지나다보니 배가 고프다. 그래,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
새벽차를 타고 움직인다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움직였다.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체스케 부데요비체로 올라오면서 라면 부숴먹은 것이 전부였다.
'그러고 보면 라면 너도 출세했다. 물 건너 보헤미아 기차 안에서 먹히다니'

 

여튼 배가 고파서 근처 음식점을 찾았다.
Zum Mohren, 모차르트와 슈베르트가 자주 찾았다는 음식점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분께 여쭤볼 수도 없을 뿐더러, 그 때는 사진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차라리 모차르트나 슈베르트가 오페라 작곡하면서 식당이름을 가사에 넣었더라면 조금 더 좋았을 수도 있었겠다.

여튼 식당 브로슈어에는 분명 그렇게 나와 있다.


칠면조 구이를 시켰는데 맛있다. 닭하고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 다르다. 오리하고는 확실히 다른 맛이다. 전날 먹었던 잉어 때문에 혹시라도 맛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괜찮다.
그래 맛이 있으니까 모차르트나 슈베르트도 찾았겠지. 식사를 맛있게 한다.

 

▲ 모차르트와 슈베르트가 자주 찾았다는 식당에서. Zum Mohren(위)와 칠면조구이(아래)     © 뉴스다임

 

식사가 끝나고 미라벨 궁전과 정원으로 갔다.
아름답다. 정원의 상부에 서 있으면 아름다운 정원이 내려다보이고, 정면에 호엔 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 미라벨 정원. 뒤로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 뉴스다임

 

잘츠부르크 곳곳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을 했던 곳이 있다. 미라벨 정원도 그 중 하나다.

도레미 송을 부르면서 가정교사와 아이들이 춤추고 뛰어다녔던 곳이다.

 

잘츠부르크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 장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리에는 마차가 다니는데 마차가 다닐 때마다 마차 위에서 부르던 도레미 송이 생각난다.
극 중에서 마부의 채찍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지목할 때마다, 한 사람씩 일어나면서 음계를 외치던 모습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온다. 


카푸치너베르그 산으로 올라간다.
날은 덥지만 올라간다. 날씨가 덥다고 갈 수 있는 시원한 곳이 없다.
산 위에 수도원이 있다. 이상하게 수도원은 산 위에 있다.
성당과 교회는 산 아래 마을에 많은데, 수도원은 산 위에 있다.

 

▲ 카푸치너베르그 산에서 내려다본 잘츠부르크 시내, 미라벨 궁이 보인다.     © 뉴스다임

 

절들이 산 위에 있는 이유와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좋다. 때마침 오후 네시 정각이 된다.
산 아래에 있는 모든 성당과 교회에서 일제히 종이 울린다.
교향곡이다. 모차르트의 고향답게 매시 정각마다 교향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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