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대학교 3학년이 끝났다. 이대로라면 남들 사는 순서대로 살게 될 것 같았다. 휴학을 했다. 조선소에 들어갔다. 조장까지 달았다. 역시 난 뭘해도 잘한다는 성취감을 얻고 성격을 버렸다. 여행자금은 생겼는데 항공권을 못 구했다. 술값과 닭발값으로 재산을 탕진하던 중 여행자들에게 '리마대란'으로 불리는 아에로멕시코 특가 프로모션이 떴다. 홀린 듯이 결제 버튼을 눌렀다. '박장백'의 남미표류기는 이렇게 시작됐다.<편집자주>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채 별 기대 없이 마추픽추만 보자는 생각으로 3박4일을 계획하고 쿠스코에 갔다. 리마로 돌아가는 비행기까지 미리 끊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쿠스코에만 열흘을 있었다. 비행기 표는 버렸다. 만수르가 된 기분^^! 그래도 아깝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흥정도 해 본다. 흥정하는 재주가 1도 없었던 나도 이때 언니 오빠들에게 배워놓은 덕에 혼자 다닐 때 바가지는 면할 수 있었다.
사실 여행오기 전까지는 sns에 올라오는 여행 글들이 다 맞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과장된 부분도 있고, 상업적으로 변질된 부분도 있었다.
언제나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나 한국에서처럼 나이, 직업, 학력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다 똑같은 여행자일 뿐이었다. 쿠스코의 밤은 매일매일 반짝였다.
열심히 번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남미까지 온 거니까. <저작권자 ⓒ 뉴스다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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