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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심리, 그 아슬한 줄타기
 
남은영(칼럼니스트) newsdigm@newsdigm.com 기사입력  2017/09/13 [09:16]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솔깃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란 감정이다. 이 감정은 심리라는 강줄기를 타고 그 모양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데 때론 그 결말이 아주 극적이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에 의해 탄생한 비운의 주인공 흑인 장군 오셀로. 그에겐 그의 신임을 받으면서도 자신을 시기하던 이아고라는 부하가 있었다. 그는 부관 자리를 라이벌 캐시오에게 뺏긴 후,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오셀로와 라이벌인 캐시오를 한 번에 보내 버릴 수 있는 복수를 결심한다.

 

그는 오셀로의 부인 데스데모나가 캐시오와 밀회를 나눈다는 말을 오셀로에게 슬며시 흘렸고 확인되지 않은 그 한 마디 말은 사랑에 눈먼 한 남자 오셀로를 서서히 무너뜨리기에 어떤 계략보다 치명적이었다.

 

상상 속 불륜이란 과대망상의 덫에 걸려든 먹이감을 보며 이아고는 이렇게 말한다.

 

“…억측이라는 무서운 물건은 처음엔 독약이 되어 그걸 쓰다고도 생각지 않지만, 점점 피를 끓게 하면 온 몸이 유황 광산처럼 불타오르거든. 그렇고말고. 아편이든 이 세상의 온갖 수면제든 모두 소용이 없을걸. 어저께까지는 잘 잤겠지만 그런 달콤한 잠은 이젠 못 잘 테지….

 

억측으로 빚어진 오셀로의 오해는 망상장애를 일으키고, 결국 그토록 사랑하고 신뢰하던 데스데모나의 결백을 짓밟고 두 손으로 그녀의 목을 조여 싸늘한 주검이 되게 한다. 그러고는 곧 참혹한 진실 앞에 믿음을 져버렸던 자신을 원망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비극의 공식이 그러하듯 진실은 마지막에 밝혀진다. 파국으로 치닫고 나서야 오셀로는 천사로 가장한 채 시기 질투로 눈먼 악마의 꼬임에 당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이 억측을 만났을 때 질투와 분노로 변할 수 있다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이아고에게 우선 ‘1의 손을 들어 주자.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이란 아리아로 유명한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있다.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여인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순진한 네모리노는 돌파리 의사 둘카마라에게 사랑 이야기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나오는 트리스탄이 마신 것과 같다는 사랑의 묘약을 한 병 산다.

 

한 마디로 둘카마라는 사랑에 눈 먼 자는 하늘의 별도 달도 딸 수 있다는 심리를 이용해 한 몫을 챙긴 것이다. 

 

어쨌든 네모리노는 병에 담긴 것이 술인 줄도 모르고 단숨에 마셔버리곤 하루만 지나면 '아디나'가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말만 믿고 콧노래를 부르며 평소와 달리 '아디나'에게 소위 나쁜 남자처럼 행동을 하게 된다.

 

설령 가짜 약일 지라도 이 약만 먹으면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고 철썩 같이 믿은 네모리노에게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이라도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가 적중했다.

 

플라시보 효과로 180도 달라진 네모리노의 의기양양한 태도가, 사랑을 갈구하며 매달리던 네모리노에게 무관심했던 아디나의 신경을 건드리게 되고, 오히려 아디나가 네모리노에게서 매력과 사랑을 느끼게 되는 반전 포인트가 되니 인간의 심리란 묘하디 묘하다.

 

가짜 사랑의 묘약으로 두 사람의 사랑은 이어지고, 둘카마라도 만인의 칭송을 받으며 또 가짜 약을 팔기 위해 다른 마을로 떠나면서 오페라는 해피앤딩이 된다.

 

감정이란 인간의 마음은 이렇게 심리라는 강줄기를 타게 되면 비극 또는 해피앤딩 등의 여러 지류로 흐를 수 있다.

 

이웃 간 주차시비, 층간 소음 등으로 인한 살인 상해 사건, 10대 청소년들의 도를 넘은 집단 폭행사건, IS의 세계 테러, 북한과 미국 간의 핵실험을 놓고 벌이는 아슬아슬한 신경전 등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건사고가 많은 요즘 불안한 현재와 미래에 사람들의 감정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인간의 감정이 이처럼 심리를 따라 얼마나 변화무쌍하게 변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서로에게 득이 되는 말과 행동, 정책으로 서로를 대하는 개인과 국가가 되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시절을 맞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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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3 [09:16]  최종편집: ⓒ 뉴스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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