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특별인터뷰]나는 아름다운 ‘청년당원’입니다 – 정의당 편<2>
 
박은영 기자 newsdigm@newsdigm.com 기사입력  2017/11/27 [19:32]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정치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각 정당들도 이에 따라 젊은 ‘청년당원’을 영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정의당은 그 중에서도 청년당원의 활동이 활발하기로 유명하다. <뉴스다임>은 정의당 청년당원이자 70년대부터 충북지역의 민주화운동·노동운동·학생운동을 이끌었던 고 정진동 목사의 손녀딸인 정민희(28)씨를 만났다.<편집자주>

 

▲ 정의당 청년당원 정민희 씨     © 사진제공:정민희



-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정치를 알게 됐다. 할아버지가 충북 청주 민주화운동에 헌신하신 도시산업선교회 정진동 목사님이시다. 부모님도 학생운동 하시다가 만나서 결혼하셨다. 

 

할아버지는 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시며 청주 청소부 분들의 임금문제를 해결해주고 근로조건을 개선하셨다. 5.18때는 광주 소식을 듣고 청주에 유인물을 나눠주며 청주시민들에게 5.18의 참상을 알리셨다. 

 

할아버지께서 감옥에 여러 번 다녀오셨다. 고문도 많이 당하셨다. 이모할머니와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큰아버지께서는 할아버지를 돕다가 유신정권 때 의문사로 돌아가시기까지 했다. 나도 어려서부터 토요일이면 부모님을 따라서 청주 용두사지철당간 집회현장에 나갔다. 

 

부모님께서 민주화운동·노동운동을 하시다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노동당을 거쳐 지금의 정의당에서 활동을 하시게 됐다. 현재 아버지는 충북도당 위원장이시고, 어머니는 당 대의원이시다.

 

 

- 할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와의 사연이 궁금하다.

 

▶ 제 이름을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다. 나라 정(鄭) 백성 민(民) 바랄 희(希). 나라의 백성의 희망이 되라는 뜻이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랑 정말 가까웠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매일 데이트를 하고 영화도 보고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할아버지 집에 가도 늘 할아버지 방에 찾아가서 이야기 하다가 잠들곤 했다.

 

중학교 때 학교에서 무용을 했다. 그 당시 학교에서 무용과 선생님들이 채벌이 심했는데, 어린 마음에 부모님께 제대로 말을 못했다. 그러다 중3 때, 1학년 후배가 무용과 선생님한테 맞아서 하혈을 하고 크게 문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그 선생님은 자신의 잘못을 부인했지만 학생들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후배 부모님께서 수소문해서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그때부터 할아버지께서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셨다.

 

사람들이 모두들 말렸다. 손녀가 다니는 학교인데, 그러면 손녀딸이 얼마나 피해를 보겠냐고 했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내 손녀가 있기 때문에 꼭 해야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 내 손녀가 무용과인데 내 손녀도 그렇게 맞았다는 것 아니냐. 내가 그 꼴을 볼 수 없다”고 하셨다.

 

처음엔 학교 앞에 할아버지가 계시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나중엔 할아버지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인사하고 친구들도 다들 할아버지와 알고 지냈다.

 

사실 그때 학교 선생님들에게 질타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너희 집 빨갱이 집안이냐며 손가락질 했다. 나는 누가 뭐라 하든 내 갈 길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 고 정진동 목사와  손녀 정민희 씨     ©사진제공: 정민희

 

 

- 할아버지를 비롯해 가족들이 민주화·노동 운동에 큰 기여를 했고 당직도 맡고 있다. 그로 인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 부담감보다는 부모님께서 당직을 맡고 정치에 몸담고 계시니 그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런 분들이 아니란 걸 알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종종 부모님께 청년들의 입장을 설명해드린다. 부모님은 기성세대이기 때문에 요즘 청년들을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면에서 혹여나 부모님이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들을 이야기해준다. 특히 요즘은 옛날처럼 나가서 운동만 한다고 인정받는 시대가 아니다. 쌍방 간에 합의점을 찾아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융화가 중요하다.

 

아버지와 일하는 어린 친구들에게도 아버지에게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꼭 말해달라고 한다. 아버지에겐 직접 이야기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나를 딸이라 여기지 말고 언니라 생각하고 편히 말해달라고 한다.

 

나 또한 당원 입장에서 당의 불합리한 것들이 보일 때 부모님께 먼저 이야기한다. 다른 당직자들한테도 얘기할 수 있지만, 자주 만나는 부모님께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 당에 애정이 많은 것 같다. 정의당 자랑 좀 해 달라.

 

▶ 우선 노선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정책이나 의견을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는 모습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 입장은 이해하지만,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신념과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애매한 스텐스를 취하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았다. 정의당은 그런 부분에서 당의 노선을 확실하게 나타내왔다.

 

다른 당에 있는 청년당원들은 어떤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루트가 확실한 정당의 당원이라 떳떳하고 자부심이 있다. 내가 정의당원이라고 얘기했을 때 손가락질 하는 분들은 보수 쪽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웬만한 요즘 세대는 정의당이라고 하면 굉장히 우호적이다. 손가락질 하는 젊은 사람들은 별로 못 봤다.

 

또 선거를 치를 때면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월차, 반차를 써서 아침에 나와서 선거운동 하다가 오후에 회사 출근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다른 목적이 아닌 당이 잘되기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모이는 거다.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제가 후보도 아니고 나이도 어린데 어르신들이 오셔서 정말 수고 많다며 음료수를 건내고 가신다. 어찌 보면 저분들도 용기를 내서 수고하라는 말 한마디 해주고 가시는 건데 그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고 마음에 훈훈함을 얻었다. 이것이 정의당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인 것 같다.

 

▲ 지난 대선 전날, 마지막 선거운동을 마치고 정의당원들과 함께. 우측에서 두 번째가 정민희 씨   © 사진제공: 정민희



- 당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 당연히 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세상이 바뀌길 원하기 때문이다.

 

내 직업이 댄스스포츠 강사다. 프리랜서라 한 번도 4대보험이란 걸 가입해본 적이 없다. 전세 대출은 꿈도 못 꾼다. 정규직이 아니니까 은행에서 대출을 안 해준다. 기본급도 없이 시간당 수당으로만 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강사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보다는 시급을 많이 받지 않냐’고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전문 교육을 받고 실력을 쌓은 사람이 많이 버는 건 당연하다. 레슨 시급도 문제가 있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책정한 건지 궁금하다. 밤에 늦게 수업이 끝날 경우에는 야근수당에 포함되는지도 알아보고 싶지만 막상 물어볼 데가 없다. 

 

이런 문제들을 내가 아무 활동도 안하고 문제제기하는 것과 당 활동을 하면서 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문제를 놓고 강상구 교육연수원장님과 이야기를 했다. 조만간 댄스스포츠 강사·프리랜서 비정규직 강사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 앞으로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이 있나?

 

▶ 나중엔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정치인이 되려면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고 또 깎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정치관이나 문제의식도 더 구체화시켜야 한다. 지금은 평당원이기 때문에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주변에 다른 당 의원 보좌관도 하고 당 활동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 중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라기보다 단지 출세만을 위해 정치활동을 하는 경우를 봤다. 자신이 국회의원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 않았다. 정의당 사람들도 정치를 하다보면 그렇게 될 지 모르지만, 당을 위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 나 역시 정치인이 된다면 정의당에 도움이 되고, 정의당을 통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7/11/27 [19:32]  최종편집: ⓒ 뉴스다임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