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내하는 '푸른 열정의 풀들'

엄동설한을 정면으로 맞서다!

이영환 기자 | 기사입력 2017/12/13 [16:56]

감내하는 '푸른 열정의 풀들'

엄동설한을 정면으로 맞서다!

이영환 기자 | 입력 : 2017/12/13 [16:56]
▲ 월동 중인 '금계국'     © 이영환 기자
▲ 월동 중인 '사초류'     © 이영환 기자
▲ 월동 중인 '백호쑥'     © 이영환 기자

 

북풍한설 그 울부짖음이 대지를 숙청하고 나면 하얗게 슬픔이 내려 앉는다. 고요한 정적이 에인 어깨를 위로해 보려 하지만 이들에겐 시간이 없다.

 

'숨쉬고 있다면 싸워야만 하는 것이다'

 

단 한 순간도 물러설 수 없는 이들 앞에 위로의 한 마디가 도리어 독(毒)이 됐다. 매섭게 쏘아보는 야초(野草)의 성난 눈빛이 오늘밤 마지막을 태울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온몸을 두른 기름내는 그렇게 서서히 사그러진다.

 

온통 사방이 아픈 소리로 가득한 가운데 푸르른 열정을 토해 내는 사초류의 풀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2년 중 가장 혹독한 기억이 될 오늘 푸른 핏방울을 멋있게 흘리고 있는 금계국도 함께 있다.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죽음 따위는 핑계에 불과한 것일까?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강하게 한 것일까?

 

조금 더 발걸음을 내딛으니 하얗게 앉은 백호쑥이 보인다. 겨울을 녹여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공할 자외선이 그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 범접할 수 없는 기백이 고스란히 내 마음에 내려앉는다.

 

'죽더라도 가야만 하는 생(生)의 길에서 이들의 감내함은 단연코 옳은 것임을...'휘몰아치는 차디찬 한풍에 조용히 문향(聞香)을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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