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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한중회담, '굴욕외교' '홀대론' 비하하지말아야...중국 저의 깔려 있어"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정보은 전임연구원에게 듣다
 
박은영 기자 news.newsdigm@gmail.com 기사입력  2017/12/20 [22:55]

한중정상회담에 대한 각계의 평가가 극과 극이다. 야당 측은 '홀대'와 '혼밥' 논란으로 정부 비난하기에 바빴고, 정부 측에서는 스스로 이번 회담에 120점이란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다. 전문가의 눈으로 본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어땠는지,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 정보은(43) 전임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전임연구원 정보은 교수     ⓒ 뉴스다임

 

- 한중정상회담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에 앞서 회담 전 한국과 중국의 분위기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 같다. 사전 양국의 분위기를 어떻게 보나?

 

▶ 한국은 지난 정권부터 사드문제로 내외부적 고통이 심했다. 정권이 교체된 후로도 사드보복이 이어졌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선 사드문제 해결이 가장 큰 우선과제였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문제가 해결돼 얼어붙었던 양국의 관계를 녹이고 경제보복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달랐다. 중국에게 사드는 한국을 언제든 제압할 수 있는 도구인 것이다. 한국은 사드문제가 해결될 거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지만 중국은 사드로 잡은 주도권을 놓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또 하나의 사전 분위기는 우리가 한미정상회담을 꽤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것이다. 걱정과 우려가 컸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순조롭게 잘 마무리됐고 얼마 가지 않아 우리 정부의 중국 방문이 이뤄졌다. 그런 만큼 기대감이 컸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 정부 측의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한국 정부는 이미 사드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 정치, 문화적으로 사드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중국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중국 지도부와의 대화가 이뤄진 것만으로도 우리 정부로선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사드문제가 터지기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중국은 앞으로도 언제든 사드문제를 걸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4대원칙 합의도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기존 원칙을 확인한 것일 뿐, 구체화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 속을 터놓지 않고 탐색만 했다. 

 

 

- 한중정상회담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면?

 

▶ 한마디로 중국의 의도적인 한국 길들이기에 당했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을 길들이려는 중국의 입장과 배경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사실 한국의 '촛불혁명'을 보며 많은 충격을 받았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국민에 의해 임기를 다 못 채우고 내려올 수 있다는 것과 국민들이 원하는 사람을 국민의 주도로 최고지도자 자리에 앉힐 수 있다는 것은 중국에겐 큰 충격이다.

 

중국은 1949년 10월 모택동이 신중국을 건설한 후부터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로 유지해온 국가다. 당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모든 권력과 정치, 경제, 사회를 장악한다. 인민의 힘이란 결코 당을 넘어설 수 없다. 당 지도부 입장에선 이러한 공산당 지도체제가 계속해서 유지되길 바란다.

 

그러나 민중이 스스로 발동해 정권을 무너트릴 수 있다는 것을 바로 옆에 있는 이웃나라, 한국을 통해 본 것이다. 이것이 중국 지도부에겐 커다란 두려움이 됐고 촛불민심으로 한국의 정권이 교체되는 모습이 중국인에게 노출되지 않길 원했다. 결국 정부에서 방송을 차단, 중국 매체에서는 한국의 '촛불혁명'에 대한 보도를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현재 시진핑은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제19차 중국대표대회에서 주창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시진핑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강한 정부, 강한 공산당, 강한 지도자, 강한 국가의 이미지를 표방하고 있다.

 

자신들의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에서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가 나온 것이다. 단순히 우리나라가 홀대를 받았다느니, 굴욕을 당했다느니 이런 사실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중국 측의 태도가 이러한 심리적 배경에서 나왔기 때문에 다분히 의도적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야 한다고 보나?

 

▶ 현재 문 대통령의 이미지는 너무 겸손하다. 그야말로 선비다. 교양적 수준이 높은 것과 지나친 겸손은 구분돼야 한다. 외교적 측면에서 특히 중국 같은 경우에는 지나친 겸손이 필요 없다. 이미 중국은 우리에게 겸손이나 배려, 대우를 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겸손한 자세로 들어간다는 것은 중국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강하게 대할 필요는 없지만, 할 말은 제대로 하는 단계까지는 가야 한다. 우리에게 최선의 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차선의 이익이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이런 행보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우리가 얻어야 할 것에 대해 항상 계산하고 접근해야 한다.

 

중국은 외교관계에 있어 이해나 신뢰가 부족한 나라다. 그런데 우리만 이해와 신뢰로 접근하면 정작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그걸 이번 정상회담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내에선 시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우리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정부를 폄훼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정상회담 이후를 전망하고 어떻게 해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어갈 수 있을 지를 다뤄야 하는데, ‘굴욕외교’니 ‘홀대론’이니 하며 스스로를 비하한다.

 

이것은 중국이 원하는 바다. 그런 이야기들은 오히려 중국 매체에서나 다루고 싶어 하는 이야기다. 중국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문화적 수준을 깎아내리고 싶어 한다. 중국이 한국에 가지는 열등감이자 불안감의 표현이다.

 

지나치게 우릴 포장할 필요는 없지만 사실을 왜곡할 필요도 없다. 어떤 것이 국익에 우선되는 지 생각하고 가면 된다.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책을 세워 한국의 수준이 중국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것이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는 한국의 생존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으로 강대국을 이기겠나. 바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식과 문화 수준, 30년간 이루었던 민주화, '촛불혁명'을 이룬 시민의식이다. 이것의 가치를 알고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중국이 한국을 홀대하지 못할 날이 다가올 것이다.

 

▲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전임연구원 정보은 교수



 

 

 

 

  

  정보은(43)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전임연구원 

  토대사업단 책임연구원 역임

  사회학 박사(중국사회문화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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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0 [22:55]  최종편집: ⓒ 뉴스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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