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성탄절엔 어려움 처한 곳이 교회라 생각하며 찾아가죠"

시민운동가·삶터교회 담임교역자 김태종 목사를 만나다!

박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7/12/23 [23:51]

[인터뷰]"성탄절엔 어려움 처한 곳이 교회라 생각하며 찾아가죠"

시민운동가·삶터교회 담임교역자 김태종 목사를 만나다!

박은영 기자 | 입력 : 2017/12/23 [23:51]

올해 기독교계는 교회 세습, 종교인 과세 등의 이슈들로 떠들썩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성탄절을 맞아 기독교 안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운동가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삶터교회 담임교역자로 시무중인 김태종(63) 목사를 만났다.<편집자주>

 

 

▲ 대한예수교장로회 삶터교회 담임교역자 김태종 목사     ©사진제공 : 김태종

 

 

- 올 한해 교회 세습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교회 세습에 대해 어떻게 보나? 

 

▶ 교회는 가난해야 한다. 돈이 많으면 많은 만큼 문제가 생긴다. 교회가 커지면서 일부 목사들은 자신이 교회를 키웠으니 자신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기업화, 거대화된 교회의 목사들이 '교회가 내 것이니 내 자식한테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전혀 종교적이지 않다.

 

이해관계를 떠나서 소신 있게 목회를 하면서 세습하는 교회들도 있다. 그런 경우엔 세습을 하더라도 별 문제가 될 게 없다.

 

세습은 해도 되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를 하나님의 것이 아닌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기업으로 바라보는 목사들의 자세가 문제다.

  

- 불법 교회 세습이라 할지라도 교인들은 어떤 생각으로 따르게 되나?

 

▶ 우선 담임 목사에 대한 정이 그 이유일 것이다. 또한 교인들은 목사의 권위를 신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건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신적인 권위는 자기 삶을 통해서 배어 나오는 것이다. 정의, 평화 등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놓을 때 신적인 권위를 주장해야 한다. 그럴 때는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 정당해 보이지만, 자기 것도 아닌 교회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것을 지키려 할 때 신적인 권위를 내세워선 안 된다.

 

- 내년부터 종교인 소득 과세가 시행된다. 종교인들도 어느 정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 세금은 당연히 내야 한다. 교회가 헌금이라는 형태로 돈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게 재산이 됐을 경우엔 경제를 관리하는 국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원래 종교인에게 세금이 없었던 것은 과거 대부분의 교회들이 영세했을 때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 걷어봐야 얼마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대형교회들이 생기고 어마어마한 돈이 오가고 있는데 그 돈이 회계와 연결이 안 될 수 없으니 당연히 그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 내년부터 시행되지만 과세로부터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떤 식으로 보완돼야 하나?

 

▶ 일단 종교인들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제도로 모든 걸 완벽하게 만들 수는 없다. 법을 빠져나가려 한다면 빠져나갈 방법은 다 있기 마련이다. 결국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 크리스마스다. 예전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이유는 뭐라 보나?

 

▶ 교회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교회는 있으나 마나다',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심한 반기독교 운동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성탄절엔 교회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는 등 사회복지활동을 많이 했다. 그 당시 교회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따뜻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교회 덩치 키우는 데 관심이 집중돼 있다. 예수가 오신 의미가 무엇인지 성찰하는 노력은 미미하다. 그러니 사람들의 마음이 자꾸 떠나가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싸늘해진 것이다.

 

나는 매해 성탄절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이 교회라 생각한다. 이전에 한 병원이 인사횡포와 임금체불 등의 노사문제로 파업을 하고 병원 운영을 맡은 수탁자가 세 번이나 바뀌는 일이 있었다. 그때 60여 명의 노동자들이 시청 앞에서 농성장을 꾸렸다. 나는 그곳이 교회라 생각하고 자주 들러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지원해 주었다. 그해 성탄절에도 그곳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보냈다. 그런 현장이 있으면 ‘아, 올해는 예수가 여기로 오시겠다’ 하고 그런 곳을 찾아갔다.

 

-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 다른 말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엔 어두운 곳, 그늘진 곳이 많다. 부정부패, 비리, 불법 등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데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끌어안아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라볼 때 교회의 역할 아니겠는가. 기독교가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러지 못한 측면이 많다.

  

- 기독교가 사회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부터 변해야 한다고 보나?

 

▶ 우선 교회가 가난해져야 한다. 가난해지면 종교적인 정서가 깊어지고 넓어지고 그윽해질 거라고 본다. 그러나 가난해야 한다는 말을 아주 교활하게 ‘영적인 가난’이라 돌려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냥 가난이어야 한다.

 

둘째는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가 제대로 살지 못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할 줄 알면 악한 짓도 안 하고 유치한 짓도 안 한다. 부끄러움을 회복하는 것은 사실 종교적 수준도 아니고 도덕적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미움을 버려야 한다. 교회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증오를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교회에서 ‘지옥’이니 ‘마귀’니 하는 말들은 사용해선 안 된다. 그런 용어에 이미 증오가 스며 있다.

 

성경에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이 있다. 여기서 '이웃’은 울타리 너머에 있는 사람들, 이웃 종교도 해당된다. 그렇다면 타종교인들도 사랑해야지, 그들에게 ‘지옥에 간다’고 하고 ‘마귀’라고 부르면 되겠나. 

 

결국 마귀와 지옥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 ‘내가 남의 눈에 지옥 갈만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진 않나’를 반성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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