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연과 싸우지 않고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는 곳을 만들다

충남 금산군청 산림정책과 허진아 주무관이 전해주는 '금산산림문화타운' 개발 스토리

박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6/08 [09:10]

[인터뷰] 자연과 싸우지 않고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는 곳을 만들다

충남 금산군청 산림정책과 허진아 주무관이 전해주는 '금산산림문화타운' 개발 스토리

박은영 기자 | 입력 : 2018/06/08 [09:10]

충남 금산군 남이면. 그 안에서도 산골짝에 골짝으로 들어가다 보면 ‘금산산림문화타운’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장소가 나온다. 그러나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갈수록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듯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들로 665헥타르(ha)의 부지가 가득하다. 이 어마어마한 곳은 과연 누가 어떻게 만들게 됐을까? 충남 금산군청 산림정책과 허진아 주무관을 만나 그 사연을 들어봤다.<편집자주>

 

 

▲ 충남 금천군청 산림정책과 허진아 주무관     

 

명칭이 다소 독특하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어떤 곳인가?

 

- 청정 금산군의 생태명소로 자리 잡은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말 그대로 숲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기존의 남이자연휴양림, 느티골산림욕장, 금산생태숲, 금산건강숲뿐만 아니라 최근 완공된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와 목재문화체험장 등의 다양한 산림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를 통합해 부르는 이름이 금산산림문화타운이다. 

 

이곳은 크게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있다. 첫 번째로 정문을 통과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은 '산림휴양지구'다. 캠핑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방문객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생태체험지구'가 있는데 그곳엔 가로등도 없고 차량도 들어가지 못하고 음식물도 못 가져가고 물놀이도 할 수 없다. 깨끗한 자연 그대로를 체험학습하고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곳이다. 마지막으로 '산림치유지구'가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 금산산림문화타운 전경    © 사진제공:금산산림문화타운 

 

금산군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다양한 산림시설을 연접한 곳에 조성해 하나의 산림타운으로 통합운영하게 됐다. 이후 산림청 재정평가에서 기반시설 조성 및 통합운영에 따른 비용이 절약되는 등 예산절감 효과가 크고, 방문객 입장에서도 여러 시설을 한 번의 방문으로 이용할 수 있기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있었다. 2009년에는 이러한 방식이 ‘지방예산효율화’에 기여했다 하여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정도 규모면 굉장히 오랜 기간 개발해왔을 것 같다. 개발 과정이 어떻게 되나?

 

- 1996년에 처음 남이자연휴양림을 개장한 이후로 2007년 생태숲 조성사업을 진행하면서 금산군에서는 산림자원이 풍부한 이곳 남이면 건천리 지역에 '종합생태휴양단지화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작년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조성공사가 완료돼 10년간의 사업이 마무리됐다.

 

 

긴 시간 개발한 만큼 시설 하나하나에 애착이 많을 것 같다. 본인이 가장 애착 갖는 곳과 이용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인가?

 

-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지만 가장 처음 손댔던 생태숲이 가장 애착이 간다. 수목원과 생태숲의 차이를 크게 보면, 수목원은 식물의 ‘현지 외 보존’이고 생태숲은 ‘현지 내 보존’이다. 즉,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을 선정해서 그 안에서 보존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다. 

 

▲ 금산산림문화타운 내 생태숲 전경      © 사진제공:금산산림문화타운 

 

금산의 지역적 특성 중 하나는 우리나라 국토 한가운데에 위치해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양한 식물종과 북방계 식물 및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고 있어 식물생태학적 가치가 높다. 게다가 이곳은 거의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잘 보존된 공간이었기 때문에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조성하는 게 가장 관건이었다.

 

사실 시설을 만들다보면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데 이곳엔 예전에 민가가 있던 3헥타르 가량의 평지가 있었다. 그곳을 활용해 금산에 있는 식물자원들을 주제별로 조성해놓은 주제원(主題園)을 만들고 나머지는 자연 그대로 뒀다. 

 

이용하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하늘데크길을 비롯한 산책코스다. 초입에 있는 산림휴양지구는 어느 휴양림에 가도 공통적으로 있는 시설들이지만, 안쪽에 위치한 생태숲부터는 이곳 특유의 시설들이다. 숲과 숲속 동물·곤충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숲학습관 – 무장애 산책길인 하늘데크 – 다양한 목공활동이 가능한 목재문화체험장 – 금산숲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하늘다리 – 생태체험놀이시설인 하늘슬라이드와 하늘놀이터 – 생태숲 주제원을 돌아보는 코스가 많은 이용객들이 좋아하는 코스다. 

 

▲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목재문화체험장, 하늘놀이터, 산책로, 캠핑장   © 사진제공: 금산산림문화타운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 앞서 말한 것처럼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개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 썼다. 나무들도 최대한 있던 그대로 살렸다. 데크길을 가보면 중간에 나무가 있는 곳은 데크에 구멍을 뚫어 놨다. 데크를 놓는다고 나무를 자르기보단 최대한 살리려 했다. 자연 그대로 상태에 인간의 노력이 가미됐을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나온다.

 

또 하나 개발할 때 신경 쓴 것은 숲을 위에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우리는 나무를 볼 때 나무의 키가 더 크기 때문에 항상 올려다봐야 한다.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니 아마존에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는데 과학자들이 헬기로 대형튜브를 떨어트려놓고 그 튜브 위를 걸어다니면서 조사를 하더라. 그걸 보며 ‘우리도 숲을 한번 내려다보자, 나무를 내려다보자’라고 생각해 하늘데크와 하늘슬라이드를 고안했다. 유독 시설 이름에 ‘하늘’자가 많이 붙은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하늘슬라이드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타고 내려가는 놀이기구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무 사이를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잎이 난 것을 관찰하고 열매 열린 것도 직접 만져보도록 만든 생태체험시설이다. 안전하게 천천히 내려오면서 숲을 직접 관찰하다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상: 하늘데크길 하: 하늘슬라이드     © 사진제공:금산산림문화타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나?

 

- 아이들에게 숲해설을 해줄 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 “‘만져보는 숲’에 같은 날 같은 키의 화살나무를 심었는데 한 그루는 키가 작고 한 그루는 키가 크다. 왜 그럴까?” 여기에 대해 아이들은 누가 몰래 잘랐다고도 하고 하나는 늦게 심지 않았냐며 여러 가지 대답을 한다. 그 이유는 내가 직접 목격했다. 그 나무가 어린 순일 때 토끼가 와서 둘 중 한쪽만 따먹더라. 그래서 그 나무만 키가 작아진 건데 그렇게 말해주면 아이들은 “토끼가 나빠요!”라고 한다.

 

하지만 그곳은 원래 토끼의 집인 것이다. 원래 토끼가 살던 곳이니 토끼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지 않겠나. 우리가 주인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원래 살고 있던 동물들과 싸우지 않고 조화롭게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을 아이들이 배웠으면 한다.

 

가끔 벌레가 너무 많다며 잡아달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물론 위험한 경우에는 즉시 조치를 취하지만 숲에는 워낙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다. 아이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 하늘다리 전경     © 사진제공:금산산림문화타운

 

앞으로의 개발계획은 어떻게 되나?

 

- 2018년과 2019년 2년에 걸쳐 ‘생태치유숲길’ 조성사업을 한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좁고 긴 계곡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선야봉과 백암산이 위치해 있는데, 이 계곡을 따라서 숲길을 다섯 군데 조성한다. 어린이용, 가족용, 청장년용, 청소년용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난이도와 거리를 조정해서 조성하려 한다. 자연의 숲으로 들어가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기도 하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숲길이라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치유체험이 가능한 공간이 될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금산산림문화타운에 오시는 분들은 자연과 산림문화를 마음껏 즐기고 금산에 대해서도 배워보시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편안하게 다치지 않고 소중한 사람과의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가시면 좋겠다. 푸른 숲 맑은 정취 속에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기실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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