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희귀종인 변산바람꽃(학명 Eranthis byunsanensis B.Y.Sun)은 1993년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학계에 알려져 붙여진 이름이다. 변산반도, 마이산,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경주, 울산, 거제 등에서 자생하고 있다.
변산아씨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며 산림청 지정 약관심종(현시점에서 멸종의 위험도는 작지만, 분포조건의 변화에 따라서 ‘멸종위기’로 이행하는 요소를 가지는 식물)으로 지정돼 있다.
복수초와 같은 시기에 피기에 변산아씨를 만나기 위해 울산행 기차를 탔다. 복수초 군락과 함께 군락을 이루고 있는 변산아씨를 만났다. 마침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각자 꽃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밟혀 찌그러진 꽃, 꺾여 떨어진 꽃이 눈에 띄었다. 밟을까 조심조심하며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은 사진을 찍느라 발 밑을 보지 않았다. 낙엽더미를 치우고 사진을 찍고는 그냥 가버려서 다시 덮어주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보호를 하고 지켜줘야 하는 약관심종인데도 아무런 보호가 없었다.
심지어 누군가 복수초 아래 낙엽더미 더미를 치우고 이끼를 잔뜩 깔아서 사진을 위한 연출마저 했다.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꽃은 솔직하다. 꽃에게 연출이라는 것이 없으니.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연출하기 바쁜데 말이다. 우리도 변산아씨의 모습처럼 솔직하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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