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시대, 저물고 있는가?

우상들이 무너지고 있다

김혜영 종교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6/06/21 [10:02]

'아이돌' 시대, 저물고 있는가?

우상들이 무너지고 있다

김혜영 종교칼럼니스트 | 입력 : 2016/06/21 [10:02]

인기 아이돌 그룹으로 시작해서 TV 탤런트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던 남자 연예인의 기사가 연일 뉴스의 톱을 장식하고 있다. 인상 좋은 미소년 같은 그가 술집에서, 그것도 화장실에서 여자를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이상 열광적으로 그의 뒤를 받쳐주던 팬들이 충격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무렵, 2의 피해자가 손을 들고 나서더니 연이어 제3 4의 피해자까지 나타나고 말았다. 영원히 그의 울타리가 되어 줄 것으로 알았던 팬들마저 분노하며 떠나고 이제 그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길로 들어선 듯한 형국이다.

     

90년대 이후 쏟아져 나온 아이돌 스타들

 

아이돌은 10대를 포함해 젊은층에게 높은 인기를 얻는 연예인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한국 아이돌의 시조격이다.

      

90년대 이전의 가수들이 음반사를 통해 가요계에 데뷔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90년대 이후 아이돌들은 기획사를 통해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하게 되며 노래보다는 춤과 외모에 더 공을 들인 그룹의 형태가 많아진다.

      

다시 말해 90년대 이전의 가수들이 음악적인 재능과 본인의 노력에 의해 등장했다면 90년대 이후 아이돌 그룹들은 기획사에 의해서 철저히 계획되고 준비된 상품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보였다.

 

90년대에 급격히 성장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2000년대 들어서 대형화로 확장됐고, 매달 새로운 그룹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나오게 된다. 그 후 90년대 말부터는 한류의 물결을 타고 일본과 중국으로 진출, 외화벌이에도 톡톡히 한 몫을 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망한 사업이 IT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비즈니스가 된 것이다.

     

연이은 악재로 추락하는 아이돌의 현주소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아이돌 비즈니스가 요 몇 년 사이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년 전에는 한류 스타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던 가수 K가 임신 중인 동거녀를 폭행한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으며 그밖에도 아이돌 출신들의 음주운전, 폭행, 도박 등 사건 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토록 많은 청소년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만 했던 우상들이 이제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화려한 포장 속의 허상들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이는 어쩌면 이미 예견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억지로 만들어진 가공된 모습을 그동안은 잘 가리고 숨겨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됐는지도 모른다. 더 자극적이고 더 인위적이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속과 거죽의 괴리가 점점 더 깊어지다 보니 결국은 안에서 썩고 있는 모습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아이돌은 철저히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실제보다는 부풀려진 부분이 더 많을 수 있다. 또 의도적으로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에 본연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진실하지 않은 것은 때가 되면 드러나게 마련이다.

 

아이돌 현상은 현대판 우상숭배?

 

아이돌. 성경에 나와 있는 우상숭배의 우상도 아이돌(IDOL)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우상 숭배를 극도로 싫어해서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했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는 우상들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도 기록돼 있다(이사야 2:18).

 

돌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형상들만 우상이 아니라 요즘 현대인들이 우상시하는 아이돌 스타는 물론이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인간의 마음을 빼앗는 우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돈도 잘 쓰면 보화이지만 잘 못 대하면 우상이 된다.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자제할 수 없을 정도의 것이라면 자기에게 우상이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기 마음과 정신을 우상들에게 홀라당 빼앗겨 버려서 정작 자기 인생도 영혼도 나 몰라라 내팽개쳐 버리기 쉬우니까

 

 

* 이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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