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서부터 거짓말은 나쁜 행동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선의의 거짓말이란 것도 있다. 즉,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거짓말이다. 따라서 거짓말은 고도의 인지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그럴 듯하게 거짓말을 하려면 최소한 4가지 점을 의식해야만 한다. 첫째,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야 하고, 둘째, 진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어야 한다. 셋째, 사실을 대체할 가짜 정보를 준비해야 하며, 넷째, 거짓 정보를 상대방이 믿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린아이의 거짓말은 어른의 거짓말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것은 어린아이의 거짓말에 악의가 없고, 잘못된 인식이나 착각에서 비롯되는 허언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성장해가면서 나날이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거짓말을 할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브루노(Bruno Verschuere) 교수 연구팀은 사람들의 거짓말 빈도를 조사한 적이 있다.
그들은 대학생 527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몇 번이나 거짓말을 했는지 물었고, ‘평균 2회’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전체 참여자의 41%는 ‘지난 24시간 동안 단 한 번도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후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주사위를 굴리게 했다. 숫자 1이나 2가 나오면 그에 해당하는 돈을 주기로 하면서 참여자 외에는 아무도 못 보게 했다. 따라서 참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숫자 1이나 2가 나왔다고 말하고 얼마든지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설문에서 ‘자신이 거짓말을 자주 한다’고 대답한 사람일수록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이는 ‘자신이 거짓말을 자주 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해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거짓말쟁이는 자신이 수시로 거짓말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 사실을 숨기거나 포장하려 하지 않고 솔직히 시인한 것이다. 거짓말쟁이가 정직한 사람이 되는 역설이 나타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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