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제 민주주의의 대안

정의정 기자 newsdigm@naver.com | 기사입력 2021/10/31 [18:25]

대의제 민주주의의 대안

정의정 기자 newsdigm@naver.com | 입력 : 2021/10/31 [18:25]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마다 대표를 뽑는 일로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이미 대선 후보를 선정했고, 국민의 힘도 최종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각 정당마다 대통령 후보를 뽑을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투표다. 대의 민주주의 제도에서 투표가 다수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정당이 정말 국민들의 이해와 생각을 제대로 대변해주는 것일까? 일정 부분 그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도 많다. 더구나 요즘은 각종 소셜 미디어가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사람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당이 가진 힘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같다.

 

예전에는 정당이 주요 사회 이슈를 부각시키고 그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구심점이 되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소셜 미디어가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인 가운데 2/3 이상이 소셜 미디어 친구들이 추천한 뉴스를 보면서 세상을 해석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도 정당의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당은 권력을 차지해야 하기에 어떤 공적인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반드시 정해야 하는 반면, 소셜 미디어는 그냥 뉴스를 보고 마음에 들 경우 좋아요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더구나 자신이 좋아요를 누를 것 같은 뉴스만 걸러서 올려주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를 사용하게 되면 애초 사람들이 불편해할 만한 소식은 처음부터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도 결국 모든 사람의 의견을 대표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대안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을까? 여러 대안 가운데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제비뽑기. , 그냥 제비뽑기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정치적 대표를 뽑자는 아이디어다.

 

실제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2004년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제비뽑기 민주주의를 실험해본 적이 있다. 추첨으로 시민 158명을 뽑고, 임명직 의장 1, 여기에 의장이 선택한 원주민 공동체 대표 2명까지 더해서 총 161명의 시민총회를 구성해 1년 가까이 운영한 것이다.

 

그런데 이 실험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1년의 임기 기간 중 1명만 중도 사퇴했고, 평균 출석률은 95%를 기록했다. 비록 이들이 마련한 선거제도 개혁안은 주민투표에서 부결되었지만, 시민총회의 구성원들은 끝까지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였다. 과연 아무나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기우였던 셈이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서로 싸우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에 혐오를 가지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제비뽑기 민주주의를 실험해보면 어떨까?

 

각 계층을 대표하는 학생, 교사, 회사원, 공무원, 노동자, 상인 등이 국회의원이 되어 새로운 법안을 제안하고, 정부 법안을 심사한다면 과연 어떤 세상이 될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뜩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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