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정의정 기자 newsdigm@naver.com | 기사입력 2022/04/06 [11:09]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정의정 기자 newsdigm@naver.com | 입력 : 2022/04/06 [11:09]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저 바라보면’. 1989년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에서 흘러나온 CM송 가사다. 그러나 이 가사처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알 방법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의사소통 시 가끔 "눈치껏 행동하라"라고 말한다. ,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기분을 잘 살피라는 뜻이다. 이는 상황과 맥락에 기대어 소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소통방식에 익숙해지게 되면 의사소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아예 회피해버리거나궁금한 부분이 있더라도 잘 물어보지 않게 된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을 알 방법은 없다.    © 뉴스다임

 

그러다 억울하거나 섭섭한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개자추 콤플렉스로 이어지기도 한다. 개자추 콤플렉스란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진실을 소명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비참한 상황을 만들어 동정을 구하고 상대방을 미안하게 하는 일종의 자학적인 심리를 말한다.

 

`아침 굶은 시어머니 심통'이라는 속담에서처럼 시어머니가 며느리에 항의하기 위해 아침밥을 굶는 심리나, 싸움을 할 때 자신의 뺨을 내밀며 `때려봐, 때려봐'하며 먼저 피해자가 되고자 하는 심리도 개자추 컴플렉스로 해석될 수 있다.

 

개자추(介子推)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 자신의 허벅지 살을 잘라 바칠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자신의 주군을 모셨지만, 이후 왕위에 오른 진() 문공이 논공행상과정에서 자신을 빠트리자 늙은 어머니와 함께 면산으로 숨어버린 인물이다.

 

이후 진 문공은 면산에 불을 질러 개자추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끝내 시신으로 발견되고 말았다. 이에 진 문공은 매년 개자추가 죽은 날이 돌아오면 모든 백성들에게 불을 피우지 못하게 했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그날이 되면 찬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한식의 유래다.

 

사실 한식은 설, 추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오늘날 한식을 명절로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란 광고 문구를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 광고 문구가 나온지 한 세대가 지난 오늘 날은 개자추처럼 말하지 않고 숨어버리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 다양한 소통을 통해 갈등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46일 한식,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찬밥이 아닌 따뜻한 밥을 먹고 명절인지 모르고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그 작은 진실을 생각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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