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비결…말이 아닌 마음 읽어주기

세상 바로 세우기…'거짓말' 기획에 부쳐

여천일 기자 | 기사입력 2013/04/04 [09:42]

소통의 비결…말이 아닌 마음 읽어주기

세상 바로 세우기…'거짓말' 기획에 부쳐

여천일 기자 | 입력 : 2013/04/04 [09:42]
 
4월 한 달간 본지는 ‘거짓말’을 주제로 다양한 기획기사들을 생성하고 있다. 거짓말과 관련한 개인의 에피소드에서부터 역사적 실화까지 ‘거짓말’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동서고금의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게 될 예정이다.
 
이 세상 최고의 거짓말쟁이는 '부모'. 과연 그럴까?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바로 우리 곁에 계신 우리네 부모님만큼 거짓말을 곧 잘 하는 분들이 없다. 아픈 무릎에 파스 냄새가 배어 계신데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거짓말을 하신다. 자주 올리지도 못하는 안부전화에 반가워하시는 음성이 역력한데도 "전화비 나오니 얼른 끊으라고, 앞으로는 자주 전화할 필요 없다"며 통화의 마지막까지 또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신다. 이런 뻔한 거짓말들이 아니면 "밥 잘 챙겨 먹으라, 차 조심해라" 수십 년을 지겹도록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판에 박힌 잔소리를 늘어놓으신다.
 
그러나 사실 아픈데 없다는 말씀은 지금 아픈데 "네가 걱정 할까 봐" 안 아프다시는 것이고, 자주 전화할 필요 없다는 것은 사실 "네 얼굴이 보고 싶다"는 반어적 표현이다. "밥 잘 먹고 차 조심하라"는 사실 "내 새끼 사랑한다"는 말씀이 아니던가. 나이가 들어 흰 머리 빼곡히 자리잡고, 얼굴 주름이 뚜렷해 져도 부모에게 자식은 여전히 ‘내 새끼’인 그 부모의 심정을 참 헤아리기가 어렵다.
 
사람들의 언어는 마치 빙산처럼 수면 위에 드러나 있는 ‘표면의 언어’가 있고, 육안으로 보이지 않은 ‘이면의 언어’가 있다. 빙산의 예처럼 사실은 드러나 있지 않은 ‘이면의 언어’가 ‘진심어린 진짜 하고 싶은 말’인 셈이다.

표면의 언어대로 생각한다면 진짜 부모님들이 편찮으신데 없는 것이고, 전화비 나오는 데 굳이 전화드릴 일도 없는 것이다. 밥 챙겨 먹으라, 차 조심하란 말씀에 ‘노친네 똑 같은 소리 수십 년을 하시네” 하며 짜증이나 내고 말 노릇이다. 표면의 언어 그 이면의 ’진심의 언어‘를 들을 수 있을 때 자식은 알아서 무릎 아프신 부모께 관절에 좋은 건강 식품이라도 사 들고 직접 얼굴 뵙고 안부를 여쭐 수 있게 된다.'거짓말'과 '거짓말이 아닌 거짓말'이 있는 것이다.


랑그(Langue)와 빠롤(Parole)의 차이
 
스위스의 언어학자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이러한 언어의 이중구조를 랑그(Langue)와 빠롤(Parole)이란 단어로 정의하였다. ‘랑그’란 말 그대로 입 밖으로 표현 되어진 ‘말‘ 그 자체이며 ’빠롤‘이란 ’말‘에 담겨져 있는 감성과 사상을 뜻한다.

동일한 상황을 두고서 이 랑그와 빠롤 둘 사이의 관계는 상당히 미묘하다. 랑그는 빠롤을 상당히 제한하지만 또 빠롤은 이 랑그를 통하지 않고서는 전달 되기가 어렵다. 이 미묘한 관계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발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결국 '말'을 듣지 말고 '마음'을 알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너무 많아 오히려 혼란스러울 지경인 현대를 살아가면서 대부분 인간사 갈등들이 여전히 커뮤니케이션 부재와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을 생각할 때 내가 집중해서 듣고 있는 언어가 ‘랑그’인지 ‘빠롤’인지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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